스포츠2015. 5. 29. 14:48



오늘(29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는 차기 회장 선거가 치러집니다. 이번 선거는 1998년부터 20년 가까이 '철권통치'를 이어오며 5선에 도전하는 제프 블래터 현 회장(79)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의 대결 구도로 간추려졌습니다.


당초 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대륙 연맹에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춘 블래터 회장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최근 FIFA가 미국 연방 수사국(FBI)과 스위스 검찰의 전례 없는 수사를 받으면서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스위스 검찰은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27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FIFA의 고위 간부 7명을 체포하면서 FIFA는 창립 11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맡게 됐습니다.


미국 검찰은 남아공 정부가 아프리카의 첫 월드컵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FIFA에 1,000만 달러 이상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돈을 받은 FIFA 임원들이 남아공을 차기 개최지로 밀어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또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1) 역시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 수수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관련 수사의 진전되는 정도에 따라 블래터 회장이 직접 소환될 수도 있다고 미국 검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미셸 플라티니 회장은 '반(反) 블래터' 진영의 핵심인데요, 블래터 회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UEFA 전체가 월드컵에 참가하지 않는 보이콧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UEFA가 실제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블라터 회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세계 축구계가 '유럽 대 반유럽'으로 나뉘어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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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타르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날씨 때문에 상식적으로 월드컵을 개최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카타르 월드컵 시설 공사장에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964명의 인부가 사망하는 등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 :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좌),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우). Jamal Nasrallah via theguardian.com)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