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2015. 5. 11. 15:17




지난 7일(목) 영국 보수당은 출구 조사에서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전체 의석(650석)의 과반인 331석을 차지하며 제1야당인 노동당에 압승하였습니다. 영국 국민들은 노동당이 내세운 복지 확대보다는 경제 개선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는 2010년 보수당 집권 후 보여준 경제지표 상의 성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총리는 2010년 집권 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과 함께 친(親)기업 정책과 일자리 확보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에 집중하였습니다(#1).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재정 축소가 필요하였는데요, 그 과정에서 대학 등록금 인상(#2), 국민건강보험 자금난 등으로 국민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은 여론에 일희일비 하지 않았고, 당장의 인기보다는 확고한 자유주의 노선의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진정성이 이번 선거에서도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의 공약을 살펴보면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도 있는데요, 2017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는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보수당은 EU가 영국의 제도적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자리 확대와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는 이민자 수를 축소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EU 탈퇴를 논의하는 것은 영국과 EU 모두에게 잠재적 위험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적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수당의 이와 같은 공약은 영국 내의 경제 사정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브렉시트는 '하나의 유럽'이라는 공동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워 세계 경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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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수당 집권 후 GDP 대비 재정 적자가 11.3%에서 5.3%로 줄어들었으며, 지난 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6%로 유로존의 0.3%보다 두배 높았습니다.


#2. 캐머런 총리는 집권 초기 대학등록금 상한제를 없애고 대학들이 최대 세 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사진 : express.co.uk)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