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2015. 5. 5. 06:50



지난 달 12일 미국 메릴랜드 주의 볼티모어 시에서 25세의 흑인 프레디 그레이가 마약 소지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척추에 부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졌는데요, 일주일만인 19일 결국 사망하였습니다. 27일 열렸던 그레이의 장례식이 마친 후에는 경찰의 과잉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경찰이 이를 진압하면서 폭력 사태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흑인 시위대는 상점과 현금인출기를 약탈했고, 경찰차와 소방차를 파괴했다는데요, 경찰력 만으로는 시위대 진압에 한계를 느끼자 메릴랜드 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주 방위군까지 투입하였습니다.


경찰은 이번 폭력 사태의 배후에 흑인 갱단이 연루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그레이의 유가족 역시 폭력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경찰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운동이 폭력으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작년에도 대규모의 소요 사태로 번졌던 퍼거슨 시에서의 소년 용의자 사망 사건(#1), 체포 과정에서 경찰의 '목 조르기' 끝에 사망한 '에릭 가너' 사건 등의 용의자 사망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같은 일들이 이어지면서 미국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이러한 사건의 피해자가 대부분 흑인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 흑인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강력한 진압이 불가피하다는 경찰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미국의 환경 상 용의자의 총기난사나 자살 폭탄테러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경찰과 흑인 사회가 근본적인 화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종류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 측과 흑인 사회 측의 주장이 엇갈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 역시 메릴랜드 주 검찰의 수사에 따라 사건과 관련된 6명의 경찰관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볼티모어 경찰은 경찰관 누구도 그레이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이와 같은 사건들에 대해 미국 내 모든 경찰관들이 몸에 감시용 소형 카메라를 부착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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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8월 9일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1996년생의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였습니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브라운이 비무장이었으며 전과가 없었다는 점 때문에 대규모 시위로 확산되었습니다.


(사진 : christianpost.com, newyork.cbslocal.com, wfmynews2.com)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