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15. 7. 28. 14:27


(도표 : biz.chosun.com)


최근 1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3년 1개월만에 장중 1,170원을 돌파했습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와 일본 엔화의 낮은 가치(엔저 현상)로 고민했던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것입니다. 작년 6월 1,014원선까지 하락했던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어느새 1,170원선 근처까지 가파르게 오른 것입니다. 이같은 환율 상승(원화 가치의 하락)은 한국의 수출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달갑지 않은 점입니다. 실제로 유가증권 시장의 외국인 투자동향을 보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9,740억 원의 순매도가 발생하며 'ATM 코리아'라는 말이 되살아 나고 있는데요, 이는 환율 상승의 흐름과 일치하는 추세입니다.


(도표 : economy.hankooki.com)


최근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작된 강(强)달러 기류가 꼽히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올해 안에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수차례 발언하였는데요,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이르면 9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원화 환율의 상승세는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가파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진 신흥국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진 신흥국의 저주란 국제금융시장 불안기에 불량 신흥국에서 우량 신흥국으로 흘러들어온 자금이 불안감이 확산하면 일거에 빠져나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원화의 가치가 유난히 급격하게 떨어진 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 외에도 2/4분기 성장률 쇼크, 금, 국제유가 급락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 가속, 국내의 달러를 해외로 퍼내기 위한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등 여러가지 원화 약세의 요소가 한꺼번에 몰아쳤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대비해 전 세계의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원화의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며 이로 인해 원화 환율이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환율 상승이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구조를 고려해보면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최근의 달러 강세는 세계 경기의 부진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 요인이 부각된 결과이며, 미국이 경기를 회복하고 주변국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신흥국 통화는 가치 하락을 멈출 것으로 보입니다. 수년 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는 등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한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도 자체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근의 환율 상승은 일시적인 과열 현상(오버슈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