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15. 4. 17. 17:31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반 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세계의 금융 질서를 잡고 있는 국가는 미국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가 중대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게 되었는데요,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중국입니다. 15일(수),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처음 제안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창립 회원국#1이 정해졌고, 올해 내 운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AIIB를 설립하여 자국 주도의 금융 기구에 세계 각국을 끌여들어 미국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및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견제하려 한다는 분석이 대세입니다.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겠지요.

이미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되어 있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AIIB에 가입하는 이유는 바로 중국의 경제 규모입니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이겠지요. 또한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는 수십조 달러로 추산되는 만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외 투자가 필요한 유럽 국가들에게는 AIIB가 더욱 매력적#2인 것입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위안화를 세계 3대 통화로 만들어 달러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AIIB의 출범은 그 야심찬 계획의 시작 단계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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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한국, 사우디, 영국, 프랑스, 독일, 브라질, 남아공 등을 포함하여 총 57개국이며, ADB의 67개국에 규모 면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2. ADB는 역대 총재가 모두 일본인이며, 까다로운 자금 제공 절차 등 일본 중심의 배타적 운영에 의해 오히려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사진 : Peter Schrank via economist.com)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