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2015. 5. 3. 07:58



(원문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전통과 변화의 조화, 레고])


레고는 1970, 1980년대 황금기를 보냈으나 1993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성장에서 정체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등 비디오 게임의 확산과 전 세계적인 출산율의 저하, 중국산 저가 장난감의 공세가 꼽힙니다.


이에 대해 레고가 내놓은 당시의 해결책은 '확장적 다각화' 전략이었는데요, 아동복, 시계, 미디어, 출판, 게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1996년 출시된 신제품이 160종이었던 것에서 1998년에는 신제품의 종류를 347종으로 크게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기존 1군데에 불과했던 레고랜드를 4군데로 늘렸습니다.


이러한 확장적 정책으로 인해 단기적인 매출을 상승했으나, 뜻밖에도 2003년이 되자 1억 7천만 달러의 적자를 내게 되었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적자가 3억 5천만 달러에 이르게 되어 파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은 다름아닌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한 '비효율의 발생과 그 누적'이었다고 하네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레고는 2004년 10월 새로운 CEO인 외르겐 비 크누드스트로프(Jørgen Vig Knudstorp)를 선임하고 대대적인 구조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1. 사업 구조 측면 : '블록'이라는 원래의 핵심에 집중


레고는 문어발식 다가고하를 중단하고 본래의 핵심 사업인 '블록 쌓기'에 집중하였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경쟁우위의 여부, 유일성 여부를 평가하여 비(非) 핵심 사업을 정리하였습니다. 아동복, 시계, 출판, 미디어, 게임 부문은 라이선스 방식으로 전환시켰고, 레고랜드의 운영을 전문기업인 '멀린 엔터테인먼트'에 위임하였죠.



2. 제품 측면 : 전통적 재미인 '조립'을 최우선 강조


대표적인 예로 위 사진의 소방차 모델들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2001년 출시된 소방차 모델의 경우 부품 수가 28개에 불과해 손쉽게 조립이 가능하지만 타 제품군과의 호환성이 떨어져 다수의 레고 팬들에게 혹평을 받았으며,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반면 2004년 출시한 소방차 모델의 경우 214개의 블록으로 '조립의 재미'를 강조하였고, 타 제품군과 비슷한 부품으로 구성하여 호환성을 제고하였습니다.



3. 공급 측면 : 간소화와 단순화


1990년대 중반 4,000여개였던 블록의 종류가 2004년 14,200개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늘어난 블록의 종류는 제품군 간의 호환성을 떨어트려 폐기 블록을 늘리고 그에 따른 비용도 증가시켰습니다. 따라서 레고는 블록 종류를 7,000개로 다시 감축하고, 표준 블록 사용 비율을 70%로 높였습니다. 또한 조달 업체의 수를 줄이고 원재료 발주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한편, 물류 센터 통,폐합으로 효율성을 증가시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였습니다.



4. R&D 측면 : 고객과의 간극 최소화


"레고 팬들이 우리의 핵심 자산이다." 라는 모토 하에 레고는 제품 개발과 개선에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Lego CUUSOO'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레고는 많은 고객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상업용 제품으로 출시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레고 팬 초청 행사, 신제품 개발 참여 등 엠베서더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도 하였죠.



항송 고공 행진을 하는 줄로만 알았던 레고에게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이는 잘못된 전략의 선택과 그로 인한 비용의 발생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레고는 재빠르게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고, 자사의 핵심 가치에 다시금 집중한 전략을 통해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LEGO는 덴마크어로 '잘 놀다' 라는 뜻의 'leg godt'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Posted by Rea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