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2015. 5. 31. 15:10




출처 : EBS 인문학 특강 - 김상근 교수의 '인문의 시대, 르네상스 6강


'르네상스(Renaissance)' 또는 문예 부흥, 학예 부흥은 유럽 문명사에서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에 문예 부흥 운동을 말합니다. 과학 혁명의 토대가 만들어져 중세를 근세와 이어주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기존의 체계, 생각의 방식, 패러다임의 변화는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당시 그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일례가 있습니다.


콜럼버스의 신대력 발견 이후 호세 데 아코스타라는 선교사가 페루로 항해하는 도중에 적도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읽은 식자층이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학에서는 적도를 지나가면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하여 그 말을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도를 지날 당시 그는 추위를 느꼈고,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학을 비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중세시대를 지배하고 있었던 패러다임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 체계가 중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식체계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들이 자라났고, 그 지식 체계는 붕괴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메디치(Medici) 가문에서는 이러한 유럽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메디치가(家)는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피렌체에서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던 가문입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탄생과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2명의 교황 (레오 10세, 클레멘트 7세), 2명의 프랑스 왕비(카테리나 왕비, 마리아 왕비)를 배출한 명문가입니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메디치 가의 양자),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 탁월한 인재들을 후원했습니다. 특히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의 군주는 메디치 가문을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플라톤 아카데미를 설립하게 됩니다. 플라톤 아카데미의 역할은 당대 상인계급의 인문학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고, 기존 대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인문학자들을 초청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대신 플라톤의 재해석이 이뤄지고 플라톤의 저서들이 라틴어로 번역되고, 이는 근대적 사고의 출발점이 되게 됩니다.



이렇듯, 메디치 가문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캐치하고 그 변화를 리드해나갔습니다. 또, 르네상스를 풍성하게 했던 예술의 부흥도 메디치 가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숨겨진 인재를 발굴하고 전폭적으로 후원해주었기 때문이죠. 이로 인해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미켈로쪼 등 최고의 예술가, 건축가, 지성인들을 배출했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피렌체의 대부분 작품들은 메디치 가의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메디치 가문은 이런 인문학적, 예술적 후원 외에도 부의 목적을 재정립하였습니다. 피렌체에서 평민들의 반란이 있었는데, 메디치 가문이 그 반란을 지지하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메디치 가문은 20년간 피렌체에서 정치적 역량을 상실했는데요, 그들은 귀족 가문이지만 귀족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중시하며 하층민에 대해 우호적이었습니다. 즉, 그들에게는 돈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부'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 마지막 직계후손인 마리아 루이사 데 메디치는 임종 때 "메디치 가문이 소유하고 있던 궁전들과 모든 작품은 피렌체 시민의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메디치 가문이 소유한 모든 작품을 우피치 미술관에 기증하게 됩니다.


이렇듯 메디치 가는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주축이었습니다. 그들은 구 시대의 한계를 발견하고 새 시대의 가능성을 연 사람들이었으며, 아낌없는 지원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공동체를 생각하였습니다. 이런 그들이 있었기에 르네상스가 가능했던 것이죠.


메디치 가문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메디치 가문이 있었던 당시보다 지금 더욱 빠르고 더욱 많이 세상은 변화하며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금융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SNS의 등장으로 기존의 것들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우리를 진단하고 과거의 메디치 가문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며, 미래의 세상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림 및 사진 : clockworkandchivalry.co.kr, kidsdiscover.com, larvalsubjects.wordpress.com)

Posted by Reasy